방위산업에 꽂힌 美 VC, 올 들어 170억달러 쏟아 부어

입력 2023-06-21 13:07   수정 2023-07-04 00:3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벤처캐피털(VC)이 방위산업 스타트업 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자 첨단 방위산업이 대두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20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 VC는 올해 1~5월 200여개의 방위산업 스타트업에 총 170억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1분기에만 145억달러를 쏟아부었다.

VC는 유동성이 경색하는 가운데 방위산업 스타트업 투자를 늘렸다. 방위산업 스타트업 투자금은 2019년 약 160억달러에서 지난해 330억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금리가 치솟아 자본조달 비용이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이자 비용을 넘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전까지 방위산업 스타트업은 VC에 외면받기에 십상이었다. 미 국방부가 내건 조달 계약 기간은 지나치게 길었다. 때문에 대기업 위주로 군수품 조달 계약을 체결했다. 스타트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군수품 수요가 폭증하고,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 국방부는 내년 예산으로 8860억달러를 배정받았다. VC 업계에선 이 예산이 방위산업 스타트업으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종의 낙수효과인 셈이다.

VC도 방위산업 투자 범위를 확장하고 나섰다. 군수품을 제조하는 스타트업에서 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곳에도 투자금을 넣기 시작했다. 이전까진 프로젝트 규모 때문에 섣불리 투자하지 못하던 분야였다.

세계 최대 VC인 안드레센 호로위츠를 비롯해 세콰이어 캐피털 등은 '키네틱 무기' 개발사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다. 키네틱 무기는 인공위성에서 중량물을 떨어트린 뒤 운동 에너지로 특정 대상을 파괴하는 무기 시스템이다. 미군에선 '신의 지팡이'라고 부른다.

세콰이어 캐피털은 올해 초 마하 인더스트리에 60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중퇴한 19세의 에단 손튼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수소 동력 무기를 개발한다. 안드레센 호로위츠가 투자한 안두릴 인더스트리는 공격용 무인기(드론)용 '로터링 탄약'을 개발하고 있다.

미 국방부 혁신 국장을 역임한 마이크 브라운 쉴드캐피털 파트너는 "점점 더 많은 VC가 방위산업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며 "사업 개념이 뚜렷한데다 타임라인도 명확해서다"라고 설명했다.

VC 업계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평가했다. 위성 통신, 데이터 분석, 암호 분석, 무인기(드론) 등 최첨단 방위 시스템이 실전에 투입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에 최신 기술을 지원해줬다.

우크라이나군은 전투에서 방산 스타트업 호크아이 360이 개발한 위성 레이더 감시망을 활용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출시한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군의 통신 체계로 쓰였다. 방산 스타트업의 첨단 기술을 한 곳에서 모두 선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VC 업계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방산 스타트업 중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이 6곳이나 나올 정도였다.

2015년 설립된 군사용 드론 스타트업 쉴드AI의 브랜드 쳉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에 투자 유치를 하려면 30번은 거절당해야 했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VC가 우리에게 투자 제안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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